비둘기

Pipio, 1990

9.4 1990.01.01上映
한국 한국어 드라마 17분

10세 된 소녀의 아버지는 성한 다리의 소녀를 장애인으로 눈속임하여 지하도 계단에서 구걸하는 앵벌이로 내몬다. 어느 날, 소녀의 아버지는 지하도 화장실에서 약물 중독으로 죽고 소녀는 성한 다리를 오랫 동안 묶어 놓은 앵벌이 후유증으로 다리를 절룩거리게 된다. 소녀에게는 세상에서 유일하게 포근히 안길 보금자리인 할머니가 있었다. 소녀는 할머니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한 방에서 같이 지내며 현실과 환상을 오락가락하며 비정상적인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소녀는 공원에서 비둘기 사냥으로 소일한다. 자신의 장애를 똑같이 겪는 비둘기에 가학성이 이는 듯 장애 비둘기만을 골라 사냥한다. 비둘기 모이를 살 돈이 부족하자 잡은 비둘기의 고기를 모이 대용으로 쓰기도 한다. 소녀의 가학성은 자학의 또 다른 표현이기도 하다. 교각 난간에 새처럼 쪼그리고 앉아 있는 소녀는 날개죽지 꺾인 불쌍한 한 마리 어린 새와도 흡사하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녀의 아지트인 가건물이 곧 헐리게 될 위기에 처하고 주위 사람들에 의해 할머니의 시신이 집밖으로 실려나가던 날 소녀는 극도의 불안과 두려움에 그동안 준비해왔던 탈출구를 향해 한 발 내딛게 되는데...